Porsche - 두뇌 작업

두뇌 작업

승리를 위한 길은 정신에서 시작된다. 포뮬러 스포츠에서 승리하기 위해 스벤 뮐러 (Sven Müller) 는 6년을 기다려야 했다. 패배에 대한 공포감 때문이었다. 마침내 그는 승리했다.

이곳은 텍사스 오스틴의 ‘서킷 오브 더 아메리카’. 오늘은 그늘 밑 온도가 24도, 자동차 내에서는 40도까지 올라가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1시간 뒤14개의 국가, 27명의 파일럿 중 포르쉐 모빌 1 슈퍼컵의 종합우승자가 탄생한다. 최악의 변수만 없다면 우승자는 스벤 뮐러의 차지다. 변수는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레이스의 결과는 8위. 뮐러가 이토록 조심스럽게 주행하며 많은 경쟁자들에게 길을 양보한 적은 없었다. 뮐러는 과거 1점 차이로 자신의 꿈을 눈앞에서 놓친 적이 있다.

레이스 직전, 뮐러가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짓고 있다. 예전이었으면 뮐러는 차량에 오르기 전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듣는 자신만의 의식을 치렀을 것이다. 뮐러가 자신만의 의식을 하지 않았을 때 평소보다 더 긴장한다는 것이 이유다. 이제는 차량 앞에서 완벽한 출발을 머릿속에 그리며 안정을 취한다. 뮐러는 지난 몇 달 간 이곳 
‘서킷 오브 더 아메리카ʼ에서 훈련을 해왔다. 5.516킬로미터의 라운드 코스를 반복하고 또 반복해서 주행했다. 한두 번은 460마력을 가진 자신의 차량, 포르쉐 911GT3Cup을 타고 주행했다. 라인강 옆 빙엔(Bingen)에 있는 그의 집에서는 레이싱 게임과 게임 컨트롤러로 훨씬 더 많이 연습했다고 한다. 경기의 결과를 떠나 그는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출발 전 흥분하지 않았다고 말할 것 같다. 지금 그는 오로지 승리에만 집중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마지막 바퀴, 모두가 전광판에서 뮐러의 이름을 찾느라 바빴다. 뮐러의 이름을 찾기 힘들었던 이유는 그가8위로 체커기를 받았기 때문이다. 사고를 의식한 탓에 순위 경쟁에서 밀린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31분8.105초의 기록으로 2016년 시즌의 종합 1위를 지켜내는 데 성공한다. 아마 모든 게 승리를 위해 계산 된 게임이었을 것이다. 패배의 두려움으로 출전조차 두려워했던 뮐러는 아픔을 딛고 포디움의 가장 높은 자리에 서서 지난 마음의 짐을 샴페인과 함께 날려버리고 있다.

뮐러는 다음날 약간의 근육통에 시달렸다. 하지만 3년 전 뉘르부르크링에서 있었던 부상만큼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그 당시 저는 너무 흥분해서 심하게 잘못된 자세로 주행했어요. 10라운드를 지났쳤을 때부터 심한 통증이 오더군요.” 그는 자신이 어제 경기를 ‘그 당시’라고 표현했다는 걸 곱씹으며 한동안 웃음 지었다. 하지만 6살에 처음으로 카트 주행을 시작했고, 12살에 유럽 선수권에 출전했으며, 19살 무렵 ADAC포뮬러 마스터스로 옮겨 포뮬러 3 경주에 참가한 경력의 소유자라면 어제 경기를 ‘그 당시’라고 말할 자격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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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뮐러는 포르쉐 주니어 프로그램의 참가자였으며, 새 시즌이 시작된 현재까지 포르쉐 팀드라이버로 활약하고 있다. 마인츠 출신의 이 청년은 순탄치 않은 험한 여정 끝에 자신의 꿈을 이룬다. 여기저기서 점수를 잃었고, 운이 없는 경우도 있었지만, 용기만은 잃지 않았다. 25세의 이 청년은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목표를 잠시도 잊지 않았다. “전 언제나 이기길 원했어요.” 텍사스 경주 일주일 전에 있었던 독일 포르쉐 카레라 컵에서의 우승에 대해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정말 믿기 힘든 감정을 느꼈고, 레이스가 제 삶 그 자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18살에 팔에 새긴 ‘Racing is life’ 라는 문신처럼 말이다.

역전

어떻게 하면 지는 지 알았기에 지금 승리하는 방법을 알 수 있었다고 그는 확신한다. 질주에 대한 열망으로 포르쉐 2013에 임했다. “하나의 레이스를 영리하게 분할하고 경우에 따라 2위에 만족하는 것, 하지만 꾸준히 앞으로 나가는 능력을 주니어 프로 레이서 교육과정에서 완성시킨 것이죠.” 주니어 코치 사샤 마센(Sascha Maassen)이 말한다. 파일럿은 냉정한 상황 판단과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는 능력을 통해서만 한 번의 레이스에서 18개의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으며 (뮐러는 이를 카레라 컵에서 두 번 이뤄냈다), 위기 상황에서 폭발적인 역전 주행을 통해 승리 할 수 있는 것이다. 독일 카레라 컵의 27년 역사 중에 어떤 파일럿도 16개 레이스 중 10개의 레이스를 한 시즌에서 우승하지는 못 했다.

뮐러의 성공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포뮬러 스포츠에서 두 개의 챔피언십 타이틀을거머쥘때까지 그는6년이라는 세월을 기다렸다.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항상 다시 공격하는 법을 배웠습니다.”라고 뮐러는 말한다.

현재 뮐러는 승리자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모두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레이스를 트랙 위에서만이 아닌 머릿속에서도 이겨야 한단 사실을 알고 있다. 어떤 것도 파일럿을 방해해서는 안되며, 어떤 실수도 그에게 혼란을 주어서는 안된다. 불안함을 강인함으로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저는 레이스 전후에 제 멘탈 코치와 전화를 해요. 그는 언제나 제게 힘과 집중력을 가다듬어 주는 조언을 합니다. 그 후 저는 오직 더 빨라지고자 했어요. 하지만 이 지나친 욕심은 2015년에 오히려 방해가 되었습니다.” 이후 그가 완성시킨 것은 그의 정신 상태만은 아니었다. 팀의 도움으로 자신의 차량까지 완벽하게 만들었다. “차량은 100퍼센트 준비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세심한 편인데요, 매우 날카로운 앞차축을 통해 극단적으로 핸들링을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전문 교육을 받은 기술자이기도 한 뮐러가 말했다. 파일럿으로서 실패했더라면, 아마도 아버지가 운영하는 자동차 회사에 취직했을 것이다. 주니어 프로그램 3년차와 마지막 해에 거둔 그의 성공 열쇠는 무엇이었을까? “완벽한 준비, 건강한 신체, 차량에 대한 정확한 지식, 엔지니어들과의 긴밀한 협력, 차량과 자기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입니다.” 그의 대답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로 내면의 평온함을 꼽았다. 마치 고요히 낚시를 즐길 때처럼.

휴식

“낚시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입니다.” 그는 스위스에 계시는 할아버지를 자주 방문한다. 그는 4살 때부터 할아버지를 따라 호숫가에 가곤 했다. 뮐러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모두 배우자와 24시간 레이스에 참가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그리고 동생 베네딕트에 대해서도 사랑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뮐러가 할아버지에게 배운 것은 완벽한 프랑스어 실력뿐만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사랑과 고요함에 대한 용기도 있다. “물가에 앉아 낚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게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은 없어요.” 그의 갈색 눈이 빛났다. 그가 말하는 것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닌 ‘유영하는’ 것이다. ‘떨어지는’ 것이 아닌 ‘맞닿아 있는’ 것이다. 침착함과 인내심이야말로 승리자를 결정짓는 것이 아닐까. 패배에도 절망하지 않고, 승리에도 흥분하지 않는 것. 그저 기쁨의 주먹을 움켜쥐고 다음 레이스에 임하는, ‘일희일비ʼ 하지 않는 마음 말이다.

Christina Rahmes
사진 Theodor Barth

포르쉐의 인재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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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부터 포르쉐는 어린 인재들을 전문 레이서로 교육하고 있다. 20년 전 UPS 포르쉐 주니어 팀으로 시작했던 것이 현재 실질적인 성공을 거둔 모델이 되었다. 지금까지 브랜드컵 대회에서 포르쉐 주니어로 출전했던 19명의 유소년 선수들은 모두 프로 레이스 스포츠에 입문하는 성과를 거뒀다. 티모 베른하르트(독일), 마크 립(독일), 패트릭 롱(미국), 미하엘 크리스텐센(덴마크) 그리고 얼 밤버(뉴질랜드)는 현재 포르쉐 팀드라이버들이다. 포르쉐 모터스포츠 주니어 프로그램은 두 가지 모듈에 기초한다.

모듈 1: 시즌마다 포르쉐는 독일 포르쉐 카레라 컵을 위해 광범위한 피트니스 및 하중 테스트를 포함한 선별 과정을 통해 한 명에서 두 명의 주니어 선수를 뽑는다. 이 과정을 거진 최종 후보들은 포르쉐 911 GT3 컵에서 테스트 프로그램을 이수한다. 그중 최고 선수는 포르쉐 주니어로 계약을 맺게 되며, 독일 포르쉐 카레라 컵을 위한 장려금 150,000유로를 획득한다.

모듈 2: 국제적인 포르쉐 브랜드 컵의 가장 성공적인 레이서들은 매년 포르쉐 카레라 컵의 해당 부서들에 의해 후보로 선정되고 포르쉐 모터스포츠로부터 이틀간의 선별 테스트에 초대받는다. 이때 무조건 빠른 라운드 기록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파일럿의 기술 이해력과 911 GT3 Cup의 조율에 대한 분석력도 테스트한다. 여기에서 우승하는 사람은 포르쉐 주니어로써 포르쉐 모바일 1 슈퍼컵에서 200,000유로에 해당하는 지원을 받는다.